Obsidian: 마크다운으로 만드는 나만의 지식 창고

노트 앱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Notion, Evernote, Apple Notes, Google Keep…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뭘 써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이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유독 자주 등장하는 이름이 있었습니다. 바로 Obsidian이에요.

처음에는 “마크다운 에디터가 뭐 그리 특별하겠어”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써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내가 쓴 노트들이 서로 연결되고, 그 관계가 그래프로 시각화되는 경험은 다른 노트 앱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거였거든요.

이 글에서는 Obsidian이 어떤 앱인지, 왜 개발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지, 그리고 처음 시작할 때 알아두면 좋은 핵심 기능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Obsidian이 뭔가요?

Obsidian은 로컬 파일 기반의 마크다운 노트 앱입니다. 2020년에 처음 출시되었고, 개인 사용은 무료예요. Windows, macOS, Linux는 물론 iOS와 Android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다른 노트 앱과 가장 큰 차이점은 데이터를 다루는 방식이에요. Notion이나 Evernote는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지만, Obsidian은 내 컴퓨터에 있는 일반 마크다운(.md) 파일을 직접 읽고 씁니다. 클라우드 서비스에 종속되지 않으니 인터넷이 없어도 쓸 수 있고, 나중에 다른 앱으로 옮기고 싶으면 파일을 그대로 가져가면 됩니다. 데이터 주권이 완전히 내 손에 있다는 게 Obsidian 철학의 핵심이에요.

설치하기

Obsidian 공식 사이트에서 운영체제에 맞는 설치 파일을 받으면 됩니다.

macOS에서 Homebrew를 쓰고 있다면 터미널에서도 설치할 수 있어요.

$ brew install --cask obsidian

설치 후 앱을 처음 열면 “볼트(Vault)를 만들라”는 안내가 나옵니다. 볼트는 Obsidian이 노트를 관리하는 단위인데, 사실 그냥 폴더예요. 이름을 정하고 위치를 골라주면 그 폴더 안에 마크다운 파일들이 쌓이는 구조입니다.

볼트 하나로 모든 노트를 관리해도 되고, 용도별로 여러 볼트를 만들어도 됩니다. 예를 들어 업무용 볼트, 개인용 볼트, 사이드 프로젝트용 볼트 이렇게 나눌 수도 있어요.

마크다운으로 노트 쓰기

Obsidian에서 노트를 만드는 건 정말 간단합니다. Ctrl+N(macOS에서는 Cmd+N)을 누르면 새 노트가 열리고, 바로 마크다운으로 작성하면 돼요.

# 오늘 배운 것

## React의 useEffect

`useEffect`는 컴포넌트가 렌더링된 후에 실행된다.

- 의존성 배열이 비어있으면 마운트 시 한 번만 실행
- cleanup 함수는 언마운트 시 호출

> 참고: strict mode에서는 개발 중에 두 번 실행될 수 있음

마크다운을 몰라도 걱정할 필요 없어요. Obsidian이 실시간으로 렌더링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워드프로세서처럼 쓸 수 있습니다. 헤딩, 목록, 인용, 코드 블록 같은 기본 마크다운 문법은 몇 분이면 익힐 수 있고요.

마크다운의 진짜 장점은 범용성입니다. Obsidian에서 쓴 .md 파일을 VS Code로 열어도, GitHub에 올려도, 다른 마크다운 에디터에서 열어도 내용이 그대로 보여요. 특정 앱에 종속되는 독자 포맷이 아니라 열린 표준이니까요.

양방향 링크

Obsidian의 핵심 기능은 노트 간 양방향 링크입니다. 대괄호 두 개([[ ]])로 다른 노트의 이름을 감싸면 링크가 만들어져요.

오늘 [[React]]의 [[useEffect]] 동작 방식을 정리했다.
이전에 배운 [[JavaScript 클로저]]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이렇게 쓰면 “React”, “useEffect”, “JavaScript 클로저”라는 노트로 가는 링크가 생깁니다. 아직 해당 노트가 없어도 괜찮아요. 링크를 클릭하면 Obsidian이 자동으로 노트를 만들어주니까요.

여기서 핵심은 “양방향”이라는 점이에요. “오늘 배운 것” 노트에서 “React” 노트로 링크를 걸면, “React” 노트의 백링크 패널에 “오늘 배운 것”이 자동으로 나타납니다. 일반 웹 링크는 한쪽 방향만 가리키지만, Obsidian에서는 연결한 적 없는 반대쪽에서도 어떤 노트가 자기를 참조하는지 볼 수 있어요.

노트가 쌓일수록 이 양방향 링크의 위력이 드러납니다. 어떤 개념을 검색하면 그 개념과 연결된 다른 생각이 줄줄이 따라오거든요. 마치 두뇌의 연상 작용을 디지털로 옮긴 느낌이에요.

그래프 뷰

볼트에 노트가 100개쯤 쌓이면 한번 열어보고 싶은 화면이 있어요. 그래프 뷰입니다. 화면 왼쪽 사이드바에서 그래프 아이콘을 클릭하면 볼 수 있어요.

노트가 점(노드)으로, 노트 간 링크가 선(엣지)으로 표시되어 내 지식 구조가 한눈에 보입니다. 자주 참조되는 노트는 큰 점으로 나타나고, 고립된 노트는 떨어져 있는 작은 점으로 보이죠.

처음에는 “보기 좋은 떡”에 불과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노트가 100개, 200개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예상치 못한 연결 고리를 발견하게 되거든요. “아, 이 개념과 저 개념이 이렇게 연결되어 있었구나” 하는 순간이 오면 그래프 뷰의 가치를 체감하게 됩니다.

로컬 그래프 뷰도 유용합니다. 현재 보고 있는 노트를 중심으로 직접 연결된 노트만 보여주는 기능인데, 전체 그래프가 너무 복잡할 때 해당 노트의 맥락만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요.

태그와 속성

노트를 분류하는 방법은 폴더만 있는 게 아닙니다. 태그를 사용하면 하나의 노트가 여러 범주에 동시에 속할 수 있어요.

#React #상태관리 #프론트엔드

본문 어디에든 #태그명을 쓰면 태그가 적용됩니다. 왼쪽 사이드바의 태그 패널에서 모든 태그와 각 태그가 붙은 노트 수를 한눈에 볼 수 있어요.

속성(Properties)은 노트의 메타데이터를 구조화하는 기능이에요. YAML 프론트매터 형식으로 노트 상단에 작성합니다.

---
status: 진행중
priority: 높음
due: 2026-03-25
tags:
  - 프로젝트
  - React
---

속성을 쓰면 노트에 상태, 우선순위, 마감일 같은 정보를 붙일 수 있어요. 나중에 소개할 Bases 기능에서 이 속성을 기준으로 노트를 필터링하고 정렬할 수 있습니다.

Bases: 노트를 데이터베이스처럼

2025년 8월에 추가된 Bases로 Obsidian이 확 달라졌어요. 노트의 속성을 기준으로 데이터베이스 같은 뷰를 만들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읽은 책을 관리한다고 해볼게요. 각 책에 대한 노트에 제목, 저자, 평점, 읽은 날짜 같은 속성을 넣어두면 Bases에서 이걸 테이블로 펼쳐놓고 평점순으로 정렬하거나 “2026년에 읽은 책”만 필터링할 수 있습니다.

---
type: book
title: "클린 코드"
author: "로버트 마틴"
rating: 4
read_date: 2026-02-15
---

## 핵심 내용

- 의미 있는 이름을 사용하라
- 함수는 한 가지만 해야 한다
- 주석은 실패를 의미한다

이런 식으로 각 책 노트를 만들고, Base 파일(.base)을 생성하면 Notion의 데이터베이스와 비슷한 테이블 뷰가 나타나요. 카드 뷰, 리스트 뷰, 심지어 맵 뷰까지 지원합니다.

Notion의 데이터베이스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모든 데이터가 내 컴퓨터에 있는 마크다운 파일이라는 거예요.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으니 오프라인에서도 쓸 수 있고, 노트 수가 수만 개로 늘어나도 속도가 느려지지 않습니다.

캔버스

캔버스(Canvas)는 무한한 화이트보드 같은 기능이에요. 노트, 이미지, 웹 페이지를 자유롭게 배치하고 화살표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브레인스토밍이나 프로젝트 구조를 그릴 때,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정리하고 싶을 때 써보세요. 노트 안의 텍스트를 넘어서 공간적으로 생각을 펼칠 수 있다는 게 캔버스의 매력입니다.

기존 노트를 캔버스 위에 올리면 원본 노트와 연동되어 내용이 자동으로 업데이트돼요. 프로젝트 로드맵이나 학습 경로를 시각적으로 만들어놓고, 개별 항목은 각각의 노트에서 상세하게 관리하는 워크플로우가 가능합니다.

커뮤니티 플러그인

Obsidian 자체도 훌륭하지만, 진짜 힘은 커뮤니티 플러그인에서 나옵니다. 2026년 기준으로 2,700개가 넘는 플러그인이 등록되어 있어요.

플러그인을 설치하려면 설정 → 커뮤니티 플러그인 → 탐색으로 가서 검색하면 됩니다. 처음 사용할 때는 “커뮤니티 플러그인 사용”을 켜야 하는데, Obsidian이 보안 경고를 보여줘요. 커뮤니티 플러그인은 제3자가 만든 것이라 Obsidian 팀이 직접 검증하지는 않거든요.

개인적으로 처음에 설치해두면 좋다고 생각하는 플러그인이에요.

  • Calendar — 사이드바에 달력을 보여주고 날짜를 클릭하면 해당 일자의 데일리 노트를 열거나 만들어줍니다
  • Dataview — SQL이나 JavaScript로 볼트의 노트를 쿼리하고 테이블이나 리스트로 출력합니다
  • Templater — 날짜, 커서 위치, 조건문 같은 동적 요소가 포함된 노트 템플릿을 만들 수 있습니다
  • Excalidraw — 손그림 스타일의 다이어그램을 노트 안에서 직접 그릴 수 있습니다
  • Git — 볼트를 Git 저장소로 관리하면서 자동 커밋과 백업을 해줍니다
  • Kanban — 마크다운 기반 칸반 보드를 만들어서 작업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테마 꾸미기

Obsidian의 기본 테마도 깔끔하지만, 160개 이상의 커뮤니티 테마 중 마음에 드는 걸 골라 적용할 수 있어요. 설정 → 외형 → 테마 관리에서 한 번의 클릭으로 테마를 바꿀 수 있습니다.

인기 테마로는 Minimal, AnuPpuccin, Things 같은 것들이 있는데, 각각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서 취향에 맞는 걸 찾는 재미가 있어요. CSS 스니펫을 추가하면 테마를 더 세밀하게 커스터마이징할 수도 있습니다.

동기화와 퍼블리시

로컬 파일 기반이라 기기 간 동기화가 궁금할 수 있어요.

Obsidian Sync는 공식 유료 서비스로, 엔드투엔드 암호화로 동기화해줍니다. 월 $4(Standard)부터 시작하고, 모든 기기에서 볼트를 같은 상태로 유지해줘요.

돈을 쓰기 싫다면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iCloud, Google Drive, Dropbox 같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폴더 안에 볼트를 만들면 자동으로 동기화됩니다. Git 플러그인을 써서 GitHub 저장소와 동기화하는 것도 인기 있는 방법이에요.

Obsidian Publish는 노트를 웹사이트로 공개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디지털 가든(Digital Garden)을 운영하거나, 팀 내부 문서를 공유할 때 유용해요. 무료 대안으로는 Quartz 같은 오픈소스 도구를 써서 GitHub Pages에 배포할 수도 있습니다.

개발자에게 특히 잘 맞는 이유

Obsidian이 개발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건 우연이 아니에요.

일단 마크다운이 너무 익숙하잖아요. README도, PR 설명도, 이슈 본문도 전부 마크다운으로 쓰니까 Obsidian에서 정리한 내용을 GitHub에 그대로 옮길 수 있습니다. 코드 블록도 백틱 세 개로 감싸면 구문 강조가 자동 적용되어서 코드 스니펫 보관용으로 딱이고요.

Git과의 궁합도 좋습니다. 볼트가 단순 폴더 구조이고 파일이 전부 텍스트이다 보니 버전 관리하기 완벽해요. .obsidian 폴더에 설정 파일이 들어있어서 같이 커밋해두면 설정까지 동기화됩니다.

데일리 노트 기능으로 TIL(Today I Learned)을 매일 기록하고, 양방향 링크로 주제별로 엮어나가면 어느새 나만의 기술 위키가 만들어져요.

Notion과 뭐가 다른가요?

노트 앱 얘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는 비교 대상이 Notion이죠. 둘 다 훌륭한 도구이지만, 설계 철학이 근본적으로 달라요.

Notion은 클라우드 기반이에요. 인터넷에 연결되어야 제대로 쓸 수 있고, 데이터는 Notion 서버에 저장됩니다. 대신 실시간 협업이 가능하고 데이터베이스, 캘린더, 타임라인 뷰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요. 팀 단위로 문서를 관리할 때는 Notion이 여전히 강합니다.

Obsidian은 로컬 우선이에요. 인터넷 없이도 완벽하게 동작하고, 데이터는 내 기기에 있습니다. 실시간 협업은 지원하지 않지만, 웹 앱이 아니라 네이티브 앱이다 보니 속도가 빠르고 노트가 수만 개여도 버벅이지 않아요. 개인의 사고 과정을 정리하고, 아이디어를 연결하고, 장기적으로 지식을 축적하는 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Notion은 “팀 협업 워크스페이스”, Obsidian은 “개인 지식 관리 시스템”에 가깝습니다. 물론 둘 다 쓰는 사람도 많아요. 팀 작업은 Notion에서, 개인 학습과 아이디어 정리는 Obsidian에서 하는 식으로요.

시작할 때 주의할 점

Obsidian은 자유도가 높은 만큼 처음에 헤맬 수 있어요. 몇 가지 조언을 드릴게요.

완벽한 시스템을 만들려고 하지 마세요. 폴더 구조, 태그 체계, 템플릿을 처음부터 정교하게 설계하려다 보면 정작 노트를 하나도 못 쓰게 됩니다. 일단 쓰기 시작하고, 노트가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구조를 잡아가는 게 낫습니다.

플러그인을 너무 많이 설치하지 마세요. 2,700개가 넘는 플러그인이 있다 보니 이것저것 설치하고 싶은 유혹이 생기는데, 처음에는 기본 기능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불편함이 느껴질 때 그때 플러그인을 찾아보는 게 건강한 접근이에요.

백업은 꼭 해두세요. 로컬 파일이니까 기기가 고장나면 노트를 잃을 수 있어요. 클라우드 폴더에 볼트를 두거나, Git으로 관리하거나, 주기적으로 폴더를 복사해두는 방법 중 하나는 반드시 해두는 게 좋습니다.

마치며

Obsidian은 단순한 노트 앱이 아니라 “두 번째 뇌(Second Brain)“를 만들기 위한 도구에 가깝습니다. 마크다운이라는 검증된 포맷 위에 양방향 링크, 그래프 뷰, Bases 같은 강력한 기능을 얹어서, 생각을 기록하고 연결하고 발견하는 과정을 도와줘요.

로컬 우선이라 속도가 빠르고, 내 데이터를 내가 소유하고, 커뮤니티 플러그인으로 무한하게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개발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입니다.

아직 써보지 않았다면 빈 볼트 하나 만들고, 오늘 배운 것을 한 줄이라도 적어보세요. 노트가 쌓이고 링크가 연결되면서 점점 재미있어질 거예요. 터미널에서 볼트를 다루고 싶다면 Obsidian CLI 사용법도 참고해보세요.

This work is licensed under CC BY 4.0 CC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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