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들 참 나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사람들 참 나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사람들 참 나약하다” ❤️‍🩹

처음 캐나다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을 때,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는 동료들을 보며 제가 했던 생각입니다.

불면증, 우울증, ADHD, PTSD… 병과 증상의 종류는 뭐가 이렇게 많은지. 제가 묻지도 않았는데 뭐가 자랑이라고 먼저 자신의 정신 건강 상태를 떳떳하게 설명하더군요. 어떤 인턴은 업무 중 발작이 올 수 있으니 놀라지 말아 달라고 미리 팀에 알리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분위기가 낯설고 당혹스러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인상 깊었던 점이 있었습니다. 주변 동료들이 그런 상황을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특별한 일처럼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비슷한 병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며 공감하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는 많이 달랐습니다.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간다는 동료는 봤어도 마음의 병이 있어서 쉬어야 한다고 말하는 동료는 본 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주변에 매우 힘들어 보이는 사람은 있었지만 막상 물어보면 늘 괜찮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니 부담이 될까 봐 먼저 손 내밀기도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 함께 일하던 한 과장님이 떠오릅니다. 저렇게 일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과로를 하셨는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출근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나중에 건너 건너 듣기로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번아웃을 겪으시다가 공황장애로 악화되셨다고 합니다. 회사만 오면 숨이 막히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공포감을 경험하셨고, 결국 병가를 이어가시다가 퇴사를 하셨습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동료들은 그 과장님께서 그렇게 아프신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다 같은 사람인데 사는 곳에 따라 마음의 병이 더 많고 적지는 않을 것입니다. 결국은 마음의 병을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이고,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이는지의 문제라고 느껴집니다. 직장에서 “마음이 아프다”라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 얼마나 익숙하신가요?

저 역시 이곳에서의 경험을 통해 많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힘들어도 그냥 버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조금만 힘들어도 엄살을 피우며 동료들에게 먼저 알리는 편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동료들이 배려해주고 쉬어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매니저도 주기적으로 상태를 확인해 주고, 저 역시 스스로를 돌봐야 한다는 생각을 더 자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음의 병을 방치하면 몸의 병보다 훨씬 무서울 수 있다고 합니다. 개인의 의지로 극복하거나 나약하다고 손가락질할 문제가 아닙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치료할 수 있는 심각한 병들도 많습니다.

혹시 지금 남몰래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다면, 혼자 견디려고 하기보다 주변에 알리고 도움을 청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아프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탓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당신의 마음도 아프면 치료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This work is licensed under CC BY 4.0CC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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