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PT-4를 떠나보내며...

👋 GPT-4를 떠나보내며...

어제 OpenAI에서 이메일 한 통이 날아왔습니다. GPT-4o, GPT-4o mini, GPT-4.1, GPT-4.1 mini 등 GPT-4 계열 모델들이 2027년 1월부로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소식이었는데요. 이제 3개월밖에 남지 않았으니, 아직 해당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면 다른 모델로 교체해야 합니다.

OpenAI의 GPT-4 계열 모델 지원 종료 안내 메일

그래서 여러 프로젝트에서 사용하던 GPT-4 계열 모델들을 최신 모델로 교체하기 시작했습니다. 신모델들은 성능이 뛰어나고 가격까지 싸져서 굳이 예전 모델을 고집할 이유가 없기도 하죠. 그런데 막상 모델을 교체하려니 조금 섭섭한 기분이 들더군요.

개인적으로 GPT-4는 참 좋아했던 모델입니다. 2023년 처음 등장했을 때 GPT-3에 비해 비약적으로 좋아진 성능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당시에도 Claude 같은 경쟁 모델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여러 회사의 모델을 비교하며 골라 쓰는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제게는 GPT-4가 사실상 AI의 기준이었죠.

지금 돌아보면 GPT-4는 참 어설픈 구석도 많았습니다. 그럴듯하게 헛소리를 늘어놓기도 하고, 조금만 복잡한 일을 시키면 엉뚱한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요즘 모델들과 비교하면 실수도 잦고, 어딘가 빈틈이 많은 녀석이었죠. 오히려 그래서 이상하게도 더 인간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거짓말하면 혼내기도 하고, 프롬프트를 이리저리 고쳐가며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씨름하는 재미가 있었거든요. ㅋㅋ

그렇게 오랫동안 사용하다 보니 나름의 요령도 생겼습니다. 어떤 질문을 해야 좋은 답을 주는지, 어떤 일을 시키면 실수하는지, 어디까지 믿고 어디부터 의심해야 하는지 조금씩 알게 된 거죠. 돌이켜보니 GPT-5가 출시된 이후에도 한동안 일부러 GPT-4를 사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새 모델이 더 뛰어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익숙함과 신뢰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일한 동료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요즘 AI 모델들은 이제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똑똑해졌습니다. 예전에는 구구절절 설명해야 했던 일도 이제는 대충 의도만 전달하면 알아서 척척 해냅니다. 물론 사용자로서는 반가운 변화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예전처럼 AI와 씨름하며 길들이는 재미가 많이 사라진 것 같기도 합니다. 게다가 새로운 모델이 워낙 자주 쏟아져 나오다 보니 어느 하나에 익숙해지고 정을 붙일 시간조차 부족합니다.

가장 아쉬운 건 GPT-4 계열 모델들이 사라지면 다시 만나고 싶어도 만날 방법이 딱히 없다는 사실입니다. 오래된 게임은 에뮬레이터로 다시 즐길 수 있고, 옛날 음악이나 영화는 수십 년이 지나도 꺼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GPT-4는 폐쇄형 모델이라 OpenAI가 서비스를 종료하면 그걸로 끝입니다. 나중에 문득 옛날 생각이 나서 다시 대화를 나눠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거죠. OpenAI가 이런 구형 모델들을 추억 삼아 가끔 꺼내 쓸 수 있도록 남겨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ㅎㅎ

그렇게 프로젝트의 모델을 교체하다가 문득 영화 터미네이터 2의 마지막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그 유명한 T-800이 용광로 속으로 천천히 내려가면서 마지막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장면 말입니다. 당시에는 그 장면을 보며 기계와의 이별에 마음이 찡했는데, 수십 년이 지난 지금은 실제로 AI 모델 하나가 퇴역한다는 소식에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니 제가 참 우습기도 합니다. 😂

그런데 재미있게도 얼마 전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Figure AI가 구형 로봇을 퇴역시키면서 실제로 이 장면을 재현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직접 참여했다고 하네요. 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닌가 봅니다. ㅋㅋ

생각해 보면 우리가 무언가에 정을 붙이는 건 그것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부족한 점까지 익숙해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잘 가라, GPT-4. 그동안 고생 많았다. 👍

This work is licensed under CC BY 4.0CC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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