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at Proxy가 되지 마세요

동료의 질문을 AI에 그대로 넣고 나온 답변을 복붙해서 답장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에이전트가 짜준 코드를 읽어 보지도 않고 PR 설명까지 써달라고 한 후 동료에게 코드 리뷰를 요청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반대로 동료에게 이런 답변이나 리뷰 요청을 받아본 적은요?
이렇게 AI가 뱉은 결과물을 읽지도, 이해하지도, 검증하지도 않고 그대로 타인에게 넘기는 사람을 요즘 Meat Proxy라고 많이 부릅니다. 🥩 굳이 한국어로 옮기자면 “살로 된 중계기” 정도가 될 것 같네요. AI 시대에 우리가 경계해야 할 행태를 뼈아프게 꼬집는 신조어입니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결국 AI의 대리인과 대화하는 느낌이 듭니다. 동료가 나에게 물어본 건 내 의견과 판단을 듣고 싶은 건데, 내가 하는 일이 AI의 응답을 중계하는 것뿐이라면 도대체 나는 왜 필요할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AI에게 대체 가능한 존재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입니다. 동료는 차라리 AI에게 직접 물어볼걸 하는 생각이 들 겁니다.
단답형 질문에도 AI는 전문 용어를 섞어 장황한 답변을 내놓습니다. 간혹 개연성 없는 말이나 그럴듯한 헛소리가 섞여 있기도 하죠. 이러한 AI 출력물을 해석하는 데는 무시할 수 없는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며 상대에게 불필요한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코드라면 검증 부담을 고스란히 동료 개발자에게 전가하는 것이죠. 본인이 편하고자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이기적인 행동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애초에 동료가 왜 AI에게 쉽게 들을 수 있는 답변을 본인에게 물어보는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AI가 만든 결과물을 스스로 읽고, 불필요한 부분은 덜어내고, 본인의 생각은 더하고, 상대가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서 전달해보세요. 본인의 가치를 보여주면서 동료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책임감을 느끼며 성숙한 자세로 AI를 활용하고,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소통하고 협업했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지금 채팅창 건너편의 상대가 언제든지 리셋할 수 있는 언어 모델인지, 나를 두고두고 기억할 동료인지 정도는 분별할 수 있어야 하겠죠?
Meat Proxy와 대화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AI is a tool. You shouldn’t be.
This work is licensed under CC BY 4.0